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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참 맑다. 한번도 해외 휴양지를 가본적은 없지만 에머랄드 바다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었을 것이다. 이때만해도 수영을 전혀 할줄 몰라 수영복 조차 챙기지 않았지만 다시 울릉도를 가게 된다면 반드시 바다에 몸을 던져볼 것이다. 왜냐면! 이제 수영을 할줄 아니까! 훗.
이곳이 어디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유료 입장이었는데. 이래서 여행기는 그때그때 써놔야 탈이 없다.
울릉도 케이블카. 이때만 해도 내가 블로깅을 할거라 상상도 못했지. 좀 사진좀 찍어두지 미련한 사람아.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7,500원 이라고 한다.
지나가다 우연히 가이드의 설명을 귀동냥 했다. 저기 갈매기들도 힘있는 놈은 조형물을 혼자 차지할수 있고 약한이들은 더 뒤쪽으로 그리고 여럿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석포일출일몰 전망대에서 보이는 관음봉. 이때만 해도 울릉도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어마어마한 에피소드가 기다릴거라 생각지도 못했다.
포커스를 배경에 한 탓에 매우 밝게 나왔다. 사실 이때 시간이 해질 무렵이었다.
비박을 할때 스스로의 원칙이 있다. 우선 허가된 곳이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벌금 부과가 되지 않는 곳이다. 대부분의 국립/도립명에 의해 지정된 곳은 50~70만원까지 부과된다고 하니 구태여 할 필요가 없다. 개인의 선택에 대하여 가타부타 미주알고주알 하고 싶지 않으나, 적어도 내가 한 행위가 타인에게 손해를 주거나 손해의 잠재적 요소가 있다면 절대 하지 않는것이 전제되야 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취사와 과도한 음주는 절대 선택불가 사항이다. 대피소가 아닌곳에서 버너를 키는 행위가 과연 산을 사랑하는 건지 나를 사랑하는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사람이 드나드는 곳에 여정을 할 거라면 일몰 즈음에 도착을 원칙으로 한다. 사람이 있다면 미리 텐트를 펴지 않는다. 나와 다른 취미나 성향의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구태여 줄 필요가 없다. 우리 비박인들이 좀 더 노력해야 할 거라 생각한다. 생각보다 '비박'을 민폐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나 역시 더 호기어린 시절에 '그깟 벌금 내고 말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개인이 본인의 취미를 위해 일말이나마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는건 아닌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내 성향을 강요한다면 견디기 힘든것 처럼 나와 다른 취향의 사람이 나로 인해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 또한 내 취미에 대한 강요가 되는 것이다. 나는 좀 더 성숙한 여행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나 또한 어리석었고 계속 그 어리석음을 다듬어가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삶이라는게 '역지사지'와 '결자해지' 두 단어로 설명이 가능할 때가 있다..
일출 후 관음봉 입구.
나는 겁이 없는 편이다. 특히나 웅장한 자연이나 내가 통제할수 없는 자연 앞에서 다른 이보다는 담담한 편이다. 가령 스카이 다이빙이라든지 야간 산행을 즐기며 이런 것들에 대하여 두려움이 거의 없다. 여행 중 아무도 없는 곳에서 관에도 누워 뚜껑을 닫고 저 다른세계 누군가에게 죄를 고한적도 있다. 관음봉이 유료 입장임을 몰랐기에 개장 시간이 따로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봉'우리 일거라 생각했다. 일출을 보기 위해 깜깜한 시간에 이동을 시작했는데 1시간 남짓한 이동 시간이 내 평생 머리속에 각인 되었다.
낮이었을때는 절대 몰랐던 현무암들이 바다속에서 기암석으로 향하는 조명으로 인해 우리가 책에서 봤을법한 지옥의 사신들,도깨비,아니면 저승사자와 같은 그것들과 비슷한 형태가 된다. 공포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특히 터널을 들어갈때는 한번도 느껴본적 없는 공간에서 고해성사를 하며 지나갔다. (당시에는 관음봉 앞 터널이 개통이 되지 않아 그쪽으로는 공사차량을 제외하고 차량 유입이 없었다. 이제 그 도로가 개통이 되었다한다.) 감히 말하자면 공포심에 눌려 걸음을 내딛을수가 없었다. 사진을 찍으려면 용기를 내야 하는데 혹시라도 그 행위가 그들을 노하게 할까봐 포기하고 만다.실제 도로에서부터 관음봉까지 이동한 시간이 30분 남짓이었을 것이다. 그때 내가 느낀것은 마치 죽음에 도달해 염라대왕에게 향하는 여정, 그것처럼 느껴졌다. 속세에서 행한 선행에 따라, 지박령들에게 물을 얻어먹을수 있다고 했던가. 잠시나마 내가 지옥에 있다고 상상했다. 이 비루했던 삶이 세상에 도움이 되었던 존재였던가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과연 지금으로도 행복한가?' '나는 그저 나혼자 먹고 즐기고 싸고 자면 그만인가?'
'나는 어떤 인간인가?' '무엇을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하는가?'
이 날의 기억이 내 삶을 통째로 바꾼것은 아니지만 깊은 뿌리에서 무언가 다른 싹이 움트고 있었다. 관음봉 매표소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질퍽거리는 땅과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물안개 속에서 관음봉은 월요일 아침식사처럼 정신없이 해치워졌다. 혹 이 글을 읽는 분께 야간 관음봉 코스 도보 추천드린다. 단 반드시 혼자여야 한다. 주위에 누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좋을것 같다. (한대의 차도 지나지 않는 행운이 있길 기원한다)
버스에서 이동하는 동안 나에게 극강의 공포를 안겨준 그 길은 사람들의 탄식도 자아내지 못할 정도의 그저그런 흔한 울릉도의 풍경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무언가를 공포의 대상으로 혹은 자비의 대상으로 만들어 낸다. 자연은 그저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어쩌면 내가 안고있는 번뇌와 고민이 그저 찰라의 지나가도 될법한 것들이 아니었을까? 내 노력에 의해 이 번뇌와 고민이 의지와 희망으로 발현될수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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