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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밖으로/국내

경상도 여행기(영천-경주-봉하-진주-지리산둘레길)-1

  누구에게나 그렇다고 믿는것중 하나, 직장을 다니면서 계속 불만스러워 진다는것,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당시의 나는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였고 그 피해 의식은 애먼 과거로까지 이어지게 하였다. 처음에는 얼마나 절박했던가, 얼마나 간절하게 직업을 원했던가. 물론 일일이 설명하기 힘든 개개인의 상황을 감안한다 할 지라도 지금의 직장은 궁핍하고 절박한 그때의 나로부터 해방시켜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인간은 고난을 극복하고 그 원인을 망각한다. 그렇게 나에게 생명과 같은 월급으로 내 생활을 유지시켜주고 있었찌만 그때의 나는 회사가 내 고혈을 빨아먹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더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름지기 근로자와 경영자는 괘를 같이 할 수는 없는 법. 그걸 망각한 '근로자' 나는 지금의 생활에 지쳐가면서 동시에 순응하고 있었다. 이런 모순적인 환경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우리 모두가 그렇듯 집에 돌아올때면 쳐져버린 어깨로 무심히 문을 열고 이내 리모컨을 이리저리 내젓다가 무의미하게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잠이 든다.

 

 그러다 어느날 더이상 내려갈 바닥이 없음을 알게되자 굳이 이것들에게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내가 진정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따. 그렇게 처음으로 2일을 연속으로 (주말을 끼고) 연차를 내고 무작정 경상도를 향해 내달린다.

 

-. 다닌길 : ①일차 : 영천 (영천댐) - 경주 ( 불국사, 석굴암 , 안압지 )

             ②일차 : 봉하마을 - 강주연못 - 진주 ( 남강 유등 축제 ) - 포스트 바로가기

             ③~④일차 : 지리산 둘레길 ( 4 ~ 5 코스 ) - 포스트 바로가기

 

 

영천 삼송 꾼만두. 구운만두의 방언 같다. 속도 알차고 영천맛집이라 소문이 났기에 굳이 들려 사서 먹는다. 영천 읍내로 쭉 들어가다가 '더 들어가야 하나?' 하고 생각할 즈음 골목 사이에서 볼수 있다.

 

 

영천댐 전경. 가족들과 나들이 오기 딱이다. 워낙 넓다보니 잠깐 돈다는게 몇시간을 걸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행선지는 간단했다. 경주-봉하마을-지리산 둘레길. 전날까지 약느을 한터라 조금이라도 피곤하면 차를 세웠다. 그리고 이러저리 인터넷에 의지해 즉흥적으로 장소를 정했다. 영천댐도 그랬다. 기대가 작으면 감동은 큰법. 특히나 넓은 규모에 놀랐고 댐 바로 옆에 있는 산책로에 놀랬다. 이어 어마어마한 인파에 또 놀랬다.

 

 

반대편 동네를 가로지르는 물길. 사진 각도에는 보이지 않지만 차량으로 이동할 만한 얕은 물가도 있다.

 

 

빨간 나팔꽃이 반긴다.

 

 

 

 

 

결주 불국사. 사찰에 쌓여올린 돌탑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 돌을 쌇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다시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돌을 쌓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돌하나 조차 쌓았던 적이 있었나..

 

 

포커스도 구도도 엉망이지만, 갑자기 '오죽했으면' 이라는 노래가 생각나서 지나칠수 없었다. 내 가슴아픈 사랑을 떠나보내며 사실 그럴수 밖에 없었음을 변명하듯 말하는 노래로, 대학시절 무척이나 불렀다.

 

'한마디가 줄어서 지금 뒤돌아서는 니 이름을 난 부르지 못해. 한걸음이 줄어서 이제 내 품에서 멀어지는 널 끝내 잡지도 못해..... 오죽했으면 떠나게 널 만들었겠니'

 

오죽으로 만든 단소는 최상급에 속한다고한다.

 

 

불국사 정상에 올라서면 이런 경치도 즐길수 있다. 이곳에는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 차량이동이 가능하다.

 

 

 

경주 여행의 하이라이트. 안압지 야경

 

 

 

 

늦은 시간에 도착한 경주였지만 매우 즐거웠다. 만족 100%.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다녔다.

 

갓 군대를 제대하고 먹고살 걱정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연표를 보면 역사적 사실이 줄줄 나올정도였으니 나름 역사(사실 나열)에는 자신있었다. 하지만 경주를 돌아다니면서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의 역사적 사건을 떠올릴려고 해도 할수가 없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공부를 했던걸까? 과연 그런 공부들이 궁극적으로 삶에 효과가 있는걸까? 결국 그 역사적 지식은 나에게는 공무원으로 가기 위한 수단, 이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내 그런 과거에 고마움이 넘쳐났다. 그때 정말 열심히 해줬기에 삶에 좋은 거름이 되었다.  한번 끝까지 열심히 해봤더니 어떤것이 '열심히' 인지 알수 있게 해줬다.

 

쳇. 2인분부터 판다는 이모 나빴어요!! 혼자여행하는 사람은 배고파 죽으란 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