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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밖으로/국내

울릉도 독도 비박 여행기 1

 

 정확히 3번의 실패와 4번째 시도 끝에 울릉도에 갈수 있었다. 한번은 그래도 삼일전에 배가 뜰수 없다고 알려줬지만 다른 한번은 전날, 심지어 하루는 포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 집을 나설때 문자로 알려줬다. 주위 사람은 왠만하면 가지말라고 울릉도가 널 거부하는거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나는 기필코 가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고 실패를 거듭한 후에 결국은 울릉도에 도달할수 있게 되었다.
어떤 여행이 시시할 수 있겠냐만은, 3박4일동안 가능하면 천천히 모든것을 흡수하고 싶었다. 그래서 비박을 하면서 충분히 즐기기로 했다. 큰 배낭을 짊어메고 수행자같은 몰골때문인지 내 몸만한 짐때문인지 울릉도 사람들은 나에게 잘해줬다. 딱하게 봤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듯 싶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도 비박을 하는 사람이 많이 없었기에 (여행 내내 2명 봤다. 부자父子여행). 눈을 씻어주는 자연경관, 훤히 보이는 바다, 그리고 독도.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그곳, 울릉도. 단연코 이곳이 내 국내 여행중 최우선으로 꼽는 이유다.

 

-. 기간 : 2014년 8월 (3박4일)
-. 경로 : 울릉도 트래킹 - 독도 - 울릉도 트래킹
-. 교통 : 청주 - 대전 버스터미널 - 포항 여객터미널 - 울릉도 페리 (독도행 페리는 울릉도에서 당일 탑승권 매매) - 포항 - 대전 - 청주

 

울릉도에 가기 위해서는 페리를 타야 한다. 포항과 묵호에서 탈수 있고 약 2시간 반정도 걸린다. 비용은 6만원 중반즈음. (울릉도민은 오천원인가 천원인가 했다). 당시 세월호 사건이 터진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승무원이 상당하고 꼼꼼하게 점검을 하고 있는게 느껴졌다. 일부 승객은 그 모습에서 조차 의심을 표했지만 어느 누구도 과다하는 표정을 하지 않았다. 불현듯, 국가 전체가 슬픔에 빠져있는 이때 이렇게 즐거움을 느껴도 되는지 미안해졌다. 특정인뿐 아니라 그냥 내 스스로가 미안했다.

 

 

멀미를 잘 하지 않는 타입이지만, 예전 배낚시때 지옥을 맛본터라 한가닥 기대하는 마음으로 샀다. 결국 멀미를 하지 않았고 이 약 덕분인지는 모르겠다.

 

 

 

드디어 울릉도에 도착했다.

 

 

울릉도 둘레를 따라 섬 전체를 트래킹 할수 있는 길이 있다. 마지막날에 하기로 하고 가는 길을 재촉한다.

 

 

 

울릉도의 첫 일정. 봉래폭포. 바다한가운데 우뚝 솟은 섬에 폭포라니. 이렇게 우리는 답 없는 (답 할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있다.

 

 

고즈넉한 울릉 읍내? 시내? 군내?

 

 

내수전 일출 전망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보다 일몰이 시작되며 석양이 지고 먼바다 부터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는게 보인다. 그렇게 시간을 낚다보면 어느새 울릉도 전체에 불이 들어온다. 철저하게 생존을 위한 야경에 왠지 모를 잔잔한 감동이 인다.

 

 

 

 

 

울릉도는 오징어다. 크게 한보폭 걸으면 바다로 바로 떨어질 그쯤에 앉아 오징어를 먹어본다. 적당한 짠내와 내가 오징어의 본고장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오징어가 맛있다고 할수 있겠으나, 그냥 맛있었다. 그 적당한 찰기와 끈적거림. 먹어본 오징어중 최고였다.

 

 

울릉도의 유일한 게스트 하우스(여행당시). 이름이 마음에 든다. 내 성향과 닮았다. attack camp.

 

원래 여행 내내 비박이 계획이었다. 하지만 높은 습도때문인지 처음으로 식수 조절에 실패했고 전망대에 올랐을때 비박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부득 물한병때문에 밑으로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세상에 내맘대로 되는 게 뭐 있을까. 그저 더 익스트림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변경된 계획에 호의를 표하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덕분에 전망대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던 두명의 친구들과 게스트 하우스로 향하게 되었고 독도도 같이 가게 되었으니. 훗.